와이프가 첫째 딸아이를 임신했을 때로 기억한다. 2019년 6월쯤에 청평에 있는 청평자연휴양림이라는 수목원에 갔었는데, 와이프를 힐링시켜주러 갔다가 오히려 내가 힐링을 받고 왔다. 산속에서 하루를 보내니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그때 당시 오후 3시쯤 체크인을 하고 와이프와 같이 산책을 했다. 도착하기 전까지는 비가 왔지만 우리가 도착할 즈음에는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쳐서 굉장히 상쾌했다. 여름이라서 살짝 덥긴 했지만, 산속으로 들어가니,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고, 산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선선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1시간 3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첫째 딸을 어떻게 키울지,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오니 5시가 조금 넘었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산책을 하고 나서의 식사시간이었다. 근처에 식당은 없으나 바비큐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기에, 우리는 미리 근처 마트에서 고기, 해산물, 버섯, 야채 등을 사 가지고 왔다. 와이프랑 가볍게 와인을 한잔하고 싶었으나, 뱃속에 아이가 있기에 와인은 꾹 참고, 시원한 사이다로 대신했다. 사이다였지만, 예쁜 잔에 따라 마시니 와인 못지않게 맛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즐거운 식사시간을 마치니 7시 30분쯤이 되었다. 자연이라 그런지 저녁이 되니 금방 어두워져서 산책은 하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느긋하게 과일을 먹으면서 같이 영화를 감상했다. 그냥 티브이에서 나오는 영화를 봤었기 때문에 어떤 영화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영화가 끝나니 10시가 조금 넘었고, 낮에 열심히 걷고 하니 피곤해서 우리 모두 지쳐서 그냥 잠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아침이 되었는데, 역시 산속이라서 아침 공기가 굉장히 상쾌했다. 서울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공기다. 산속이라 공기도 약간 차갑고, 코가 뻥 뚫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잠이 확 깼다. 그냥 가기에는 아쉬워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어제저녁에 걸었던 코스를 또 한 번 걸었다. 아침에 걸으니 느낌이 또 달랐다.
이렇게 1박 2일간의 꿀과 같은 휴가가 지나갔다. 지금도 옛 생각을 하면서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자꾸 든다. 조만간, 와이프랑 딸아이랑 시간을 내서 서울 근교에 있는 수목원에 갈 예정이다.
산림욕이 왜 좋을까?
실제로 산속에 있으면 우울증 개선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산속의 맑은 공기, 새소리, 밝은 빛 등이 만들어내는 하모니(harmony)와도 같다.
피톤치드 대량 방출
보통 숲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성분이 바로 '피톤치드'인데, 이 피톤치드가 항균작용이 뛰어나 병원균, 해충 등이 활동하는 것을 억제하고, 인간에게는 혈압을 낮춰주고, 진정시켜주는 작용이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높여주어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처음으로 피톤치드라는 말이 사용된 시기는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러시아의 생화학자인 토킨이 처음으로 피톤치드를 제안했다고 한다. 식물을 뜻하는 'phyton'과 '죽이다'를 뜻하는 'cide'를 합해서 phytoncide, 한국말로는 피톤치드라는 합성어가 생긴 것이다.
피톤치드에는 앞서 설명한 효과 외에도 다양한 효능이 있는데, 천식이나 폐결핵을 완화하는데도 도움을 주고, 피부를 소독하는 작용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를 소독하는 작용 때문에, 간혹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들이 산속으로 들어가서 옷을 다 벗고 산의 공기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아토피를 치료하기도 한다.
테르팬 대량 방출
산속에서는 피톤치드뿐만 아니라 테르팬도 공기 중에 다량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 테르펜이라는 성분은 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정유 성분으로 편백나무, 소나무 등 침엽수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피톤치드와 유사하게 방향성, 항균성 등의 효능도 가지고 있다. 또한, 테르팬은 자율신경을 완화시켜주어 스트레스를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음이온 대량 방출
산속에는 음이온이 풍부한데, 보통 1500개/㎤정도가 존재한다. 도시 중에 100개/㎤정도 존재하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이상 많이 있는 것이다. 인체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 양이온이 생성되는데, 음이온은 이 양이온을 중화시키면서 몸을 이완시켜주고, 피로를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음이온은 산성화 된 혈액을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산소 대량 방출
숲 속이기 때문에 산소가 당연히 도시보다 많다. 평균적으로 숲 속이 도시보다 산소의 양이 약 2%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숲 속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을 때 상쾌함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산소의 양이 더 많기 때문이며, 이 외에도 산소의 질도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기 때문이다. 도시에는 매연, 가스 등 각종 오염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반면, 숲 속에 있는 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산소이기에 그만큼 더 깨끗하다.
언제 산책하면 좋을까?
우리는 수목원에 갔을 때 첫날에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다음날에는 아침 8시부터 9시 정도까지 산책을 했었다. 어느 시간대에 하더라도 도심에 있을 때보다 더 좋은 공기, 더 많은 피톤치드, 테르팬을 마실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조금 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시간대에, 특히 오전 11시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공기를 온몸으로 맞기 위해서는 꽉 끼는 옷보다는 약간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쓰다 보니 산림욕이 임산부에게 좋은지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임산부가 산림욕을 하면 좋으면 좋았지, 안 좋을 것이 전혀 없다. 일부 연구에서는 임산부가 숲이나 산과 같이 녹색잎이 우거진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경우 태아의 발육 부전이나 조산의 위험이 감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그만큼, 숲이나 산과 같은 자연은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점을 제공해준다. 자연이기에 임산부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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