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집에는 인간 알람시계가 있다.
8시 30분이면 아빠랑 샤워를 하고, 책을 읽다가 밤 9시가 되면 엄마 품에 안겨 잠에 든다. 그러고 나서는 숙면을 취하다가 정확히 아침 6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알람도 없는데 말이다. (주말에도 예외는 없다)
점심 전후에 낮잠을 자는 날에는 눕자마자 잠들기도 하고, 늦은 오후에 낮잠을 자는 날이면 10시 정도까지 깨어 있기도 하다.
누굴까?
바로 사랑스러운 우리 딸아이의 이야기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새나라의 어린이가 되었다.
갑자기 왠 우리 집 딸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제목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서두에 우리 집 딸 이야기를 잠깐 언급했다.
아이들은 보통 밤 9시부터 아침 6시, 그러니까 9시간 정도를 잠을 자는 데 사용한다. 낮에 자는 낮잠까지 포함하면 거의 10~11시간 정도 된다.
아이들은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잠을 자는 데 사용하는 걸까?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사람에 생활환경에 따라, 일하는 근무환경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6~7시간은 잠을 자는데 할애한다.
잠이 왜 중요할까?
지친 몸을 풀어준다.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잠이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 인간은 잠을 자야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풀리고, 뇌의 피로도 풀린다. 특히나, 뇌는 잠을 자야만 피로가 풀리기 때문에, 다음날 중요한 미팅이나 발표, 시험 등이 있다면 그 전날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푹 쉬는 것이 좋다.
또한, 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리고 이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어야 우리 몸의 피로가 풀린다. 왜 그럴까? 이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인데, 일반 산소보다 활성도가 월등히 높다. 그로 인해 체내에 활성산소가 축적되면, 여러 부위를 공격하면서 우리 몸이 쉽게 피로해진다.
(물론, 이 활성산소는 숨만 쉬어도 만들어지는 물질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필요하면서도 필요 없는 존재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이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려면 잠을 자는 환경이 암막 상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잠을 자는 방은 최대한 어둡게 하는 것이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된다.
에너지를 보충한다.
우리는 낮동안 많은 활동을 하면서 체내에 축적되어 있던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렇게 밤이 되면 에너지가 바닥이 난다. 자동차가 연료가 떨어지면 멈추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에너지가 바닥이 나면 몸이 처지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이러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밤에는 충분한 숙면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기억을 정리한다.
잠을 자야 기억이 정리된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 또한, 어려서 공부를 할 때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이 자주 말씀해주셨다. 밤에 충분히 자야, 그날 공부했던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퍼즐 맞추듯이 정리가 된다고 말이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 뇌는 잠을 자야지만 피로가 풀리는데, 하루 동안 뇌에 쌓여있던 다양한 정보들이 잠을 자는 사이에 교통정리가 된다.
면역력을 높여준다.
우리가 피곤하면 쉽게 감기에 걸리듯, 잠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수면시간이 부족할수록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면역력은 필수다.
체중 증가를 막아준다.
많이 먹어서 체중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의외로 수면과도 관계가 깊다. 우리가 잠을 잘 못 자면 음식을 더 먹으라고 하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서 음식을 더 먹게 된다.
피부의 노화를 방지한다.
낮동안 깨어있을 때에는 혈액이 피부뿐만 아니라, 모든 장기에, 특히 뇌에 많이 몰려있다. 그러다 보니 피부가 온전히 재생하는데 필요한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밤이 되면 달라진다. 정확히는 잠을 잘 때다. 이때는 위, 장을 비롯한 모든 장기가 쉬기 때문에 혈액이 피부로 이동하여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내가 잘 자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의 경우에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몸이 무겁지 않고, 가볍게 느껴진다면 잠을 잘 잤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낮에 일을 할 때도 알 수 있는데, 간혹 전날에 밤 12시를 넘어 1시 가까이 잠에 든 날이면 낮에 너무 몸이 처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점심을 먹고 나서가 가장 심하다.
낮에 너무 졸리다면?
낮에 너무 졸려서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럴 경우에는 보통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마셔서 잠을 깨우기 일쑤다. 하지만, 카페인의 도움을 받아 잠에서 깨어난 것은 마치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것이나 다름없다. 피로감은 누적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카페인의 양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능하다면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단, 10분~20분 정도 짧게, 엎드려서 잔다. 너무 졸리다고 눕게 되면 10분~20분은 그냥 넘기게 되고, 20분이 넘어가게 되면 우리 뇌는 램수면에서 논 램수면으로 넘어가면서 오히려 일어날 때 몸이 더 피곤해지고, 일이나 공부에 효율성도 저하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잠을 잘 자는 방법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만든다.
수면에도 일정한 리듬, 주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 몸도 거기에 맞출 필요가 있다. 주중에 잠을 많이 못 잤다고 주말에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게 되면, 그 순간에는 잠을 잘 잔 것 같지만, 우리 몸은 생체리듬이 망가져 오히려 피로감을 더 느끼게 된다.
앞서 우리 딸아이의 생활패턴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밤 9시에 자든, 밤 10시에 자든, 아침에는 무조건 6시에 일어난다. 정말 칼같이 일어난다.(가끔 주말이면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지만, 딸아이가 6시면 일어나기 때문에 주말도 하루를 빨리 시작한다)
낮잠은 가능하면 피한다.
응? 분명 앞에서는 낮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했는데, 낮잠을 피하라고? 그렇다. 낮잠은 가능하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의자에 앉아서 5분만이라도 눈을 감고 있으면 피로감이 풀리기도 하니, 한번 해보자.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기기에서는 수면을 방해하는 블루라이트가 나오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구나 아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언급하는 이유는 실천하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한다.
올바른 수면자세를 유지한다.
가장 좋은 자세는 천장을 바라보고 똑바로 자는 것이다. 간혹 옆으로 누워서 자거나 엎드려 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호흡이 고르지 않아 숙면을 취할 수 없고, 코골이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이다.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 스트레스를 풀다 보면 오히려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낮동안에는 열심히 스트레스를 풀되, 저녁에는 평일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 보는 건 어떨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처음이 어렵지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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