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과일'하면 건강한 이미지를 쉽게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과일에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B군, 그 외에도 식이섬유소, 미네랄, 엽산 등의 다양한 피토케미컬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도 때에 따라서 식사를 하기 전이나 식사를 하고 나서 과일을 즐겨 먹는 편이다.
간혹 과일을 언제 먹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조사를 해보니 식후에 먹는 과일은 '독'이고, 식전에 먹는 과일은 '약'이라고 할 만큼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식후에 먹는 과일이 독이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식후 과일이 독이라고 하는 이유
과일이 소화를 방해한다.
과일에는 탄닌산이라는 영양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문제는 이 영양성분이 다른 음식물의 소화를 방해한다는 것인데, 이 탄닌산이 음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과 결합을 하면서 소화를 방해하기도 하고, 칼슘과 결합하면서 칼슘의 흡수도 방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일은 식전도 식후도 아닌 '공복'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속을 더부룩하게 한다.
과일은 일반적인 음식과는 다르게 소화되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과일은 섭취 후 20~30분 정도만 지나도 위를 통과해 소장까지 내려가지만, 반대로 밥과 같은 음식은 위를 지나 소장까지 내려가는데 3~4시간이 걸린다.(음식에 따라서는 단백질의 경우 소화하기까지 6시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식후에 과일을 먹게 되면 다른 음식이 위를 통과할 때까지 과일은 위에 머무르게 되고, 그 사이에 과일이 발효가 되면서 가스가 차고 그로 인해 속이 더부룩해진다는 것이다.
과식하게 된다.
과일은 굉장히 달다. 과일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여름에 흔히 먹는 포도, 수박, 복숭아 등도 그렇고, 겨울철에 흔히 먹는 딸기 등도 굉장히 달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조금 더 많이 섭취할 수밖에 없다. 배부르게 식사를 해도 과일처럼 단 음식은 또 먹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조차도 아무리 식사를 배부르게 해도 과일도 많이 먹게 된다. (그러나 나는 식사 후의 과일까지도 한 끼의 식사로 포함을 시키니, 어찌 보면 과일을 많이 먹는다는 표현이 안 맞을 수도 있겠다.)
당뇨를 유발한다.
한국 사람이 주로 섭취하는 음식은 흰쌀밥이다. 아무리 밀가루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흰쌀밥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만큼 우리는 흰쌀밥을 많이 섭취하는데, 흰쌀밥은 주된 영양소가 탄수화물로 되어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이를 소화 및 흡수를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그런데 문제는 식사를 하고 나서 과일을 먹게 되면 과일에 함유되어 있는 당을 소화시키기 위해 인슐린을 추가적으로 분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췌장에 부담이 가고, 당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너무 많아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들을 가지고 왔다. 이 4가지 이유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첫 번째로 과일이 소화를 방해한다? 과일에는 탄닌산이라는 영양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흡수를 방해한다고 하는데, 글쎄다. 과일에는 탄닌산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소, 피토케미컬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단순히 탄닌산이라고 하는 영양성분이 안 좋다고 하기 전에 좋은 영양성분들이 체내에 어떤 좋은 역할을 하는지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어떨까.
두 번째로 과일이 속을 더부룩하게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식사 후에 먹은 과일로 속이 더부룩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식사 후에 과일을 안 먹으면 군것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과일에 함유되어 있는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 못해서 우리 몸에서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로 과식을 하게 된다? 애초에 나는 과일도 식사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일을 조금 더 먹는다고 해서 과식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일까지 먹어야 제대로 식사를 했다고 느낀다.
마지막으로 과일이 당뇨를 유발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과일이 당뇨를 유발한다기보다는 그 이전에 여러 가지 식생활 습관으로 인해 당뇨가 발생하지 않은 것일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러한 상황에서 당의 함유량이 높은 과일이 트리거(trigger)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에 가공식품 등을 즐겨 먹지 않고 과일을 즐겨 먹는 사람은 애초에 당뇨병에 걸릴 확률 자체가 낮지 않을까.
과일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과일을 먹으면 살이 찐다?
단순히 과일만 먹으면 찌지 않는다. 과일에는 단순당이 많기 때문에 살이 찐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과일에는 단순당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소와 비타민,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과일에 따라 다르지만, 80~90% 이상이 수분으로 되어 있다. 특히 수박은 95% 이상이 수분이기 때문에 과일을 먹는다고 살이 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히려 과일을 먹으면 영양소뿐만 아니라 수분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에 음료수와 같은 단것이 당기질 않는다. 더불어 포만감도 느낄 수 있으니 음식을 덜 먹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볼 수 있다. 살이 찐다고 하는 사람은 과일 때문이 아닌, 과일 외에 섭취하는 '그 무엇인가'때문일 것이다.
다이어트에는 과일이 도움이 된다?
체중감량을 하고 싶다면, 식전에 과일을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과일은 앞서 설명했듯이 단순당이 함유되어 있어 달기 때문에 식사 전에 단맛이 나는 과일을 섭취하면 포만감으로 인해 식사를 평상시보다 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말린 과일은 피하자
말렸다는 것은 수분이 거의 날아갔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과일에 함유된 당이 농축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과일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상쇄하는 결과를 낳는다. 수분 보충을 못할 뿐만 아니라 당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된다. 말린 과일은 생과일보다 부피감이 작다 보니 더 많이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린 과일 보다느 생과일을 즐겨먹자.
생과일주스도 피하자
간혹 과일을 먹기에는 시간이 없어서 과일을 갈아먹는 경우도 있다. 당뇨와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안될 수도 있으나, 과일을 갈아먹게 되면 체내에서 당의 흡수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카페 등에서 파는 과일 주스를 마실 때는 반드시 시럽을 빼 달라고 하자. 수박보다 맛있는 수박주스다? 분명히 뭔가가 들어갔다. 설탕이든 시럽이든 메이플 시럽이든 뭔가가 들어갔으니 과일보다 달다. 과일을 갈기만 했는데 과일보다 달다? 절대 불가능하다. 나도 평상시에 밖에서 과일이 먹고 싶을 때는 쥬시를 주로 이용하는데, 반드시 시럽은 0%로 해서 먹는다. 아무런 요청을 하지 않으면 시럽이 100%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달다. 진짜 달다. 0%와 비교하면 정말 설탕 덩어리구나 싶을 정도로 달다.
과일을 언제 먹는 게 좋을까?
과일을 언제 먹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답은 본인이 선택하기 나름인 듯싶다. 이 답변이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생활환경이 다르고, 앓고 있는 질병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것이 좋다고 딱 집어 말하기는 쉽지가 않다. 우리 가족처럼 건강한 사람들은 식전, 식후를 가리지 않는다. 식전에 조금 배가 고프다면 식전에 먹기도 하고, 주로 식사를 하고 입가심으로 과일을 먹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과식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식전에 과일을 섭취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과일 자체를 평상시에 즐겨 먹자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은 우리 몸에 좋을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식품을 섭취할 바에는 차라리 과일이라도 즐겨먹는 것이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만,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당지수(GI 지수)가 높은 과일을 섭취할 경우, 급격하게 혈당이 높아질 수 있으니 GI지수가 낮은 과일을 찾아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GI지수가 낮은 과일에는 체리, 복숭아, 배, 사과, 토마토 등이 있고, GI지수가 높은 과일에는 수박, 멜론, 파인애플 등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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