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태어나기 전에 거의 만들어진다고 한다. 뱃속에 있는 10개월 간 전체 뇌의 70~80% 정도가 만들어지고, 생후 24개월 동안 나머지 20~30%가 만들어져서 총 150억 개의 세포가 완성된다. 그만큼 뱃속에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태교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엄마의 관점뿐만 아니라 아빠의 관점에서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태교란 '태내 교육' 또는 '태중 교육'의 준말로,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엄마 아빠가 말과 행동 그리고 마음가짐에 있어서 노력하는 일이다.
태교를 통해서 태아에게는 정서적으로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태교를 안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반드시 하자.
이미 첫째 때 경험을 하였기 때문에 둘째는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하다. 편하다는 표현보다는 수월하다는 표현이 맞을까...?
물론 와이프는 힘들 것이다... 아무리 첫째 때 무사히 잘 낳았다고는 하지만, 다시 10개월간 열심히 키워야 하니 말이다... 첫째를 낳을 때는 병원이 아니라 조산원에서 낳았기 때문에 아빠인 나도 옆에 있어봐서 안다. 출산의 고통은 느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기억이 난다.
여담으로 첫 째 딸아이의 출산과정을 되짚어 본다.
첫째 아이의 출산과정은 생각보다 순탄했다.
우선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 나서 출산하기 한 달 전까지는 나와 같이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와이프가 정말 건강했기에, 살이 전혀 찌지 않았다. 정말 아이가 있는 부위만 커졌고, 몸무게도 딱 태아의 몸무게와 양수의 몸무게만큼만 증가했다.
그렇게 출산일이 다가왔다.
출산 전날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는 게, 9월 29일 새벽이 출산일이었는데, 9월 28일. 출산 전날이었다.
아버지랑 어머니랑 나랑 와이프랑 먹을 것을 사러 양재 하나로마트에 갔다. 밤 8시쯤 거기에 도착해서 한 시간 정도 돌아다녔다. 지금 와서 이야기를 해보면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돌아다닐 때 뭔가 배가 살짝살짝 아팠다는 것이다. 그때 당시 그 통증이 아마 진통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마트에 잘 다녀오고 나서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자는데, 밤 12시가 조금 지날 무렵부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가진통이 있어서 이번에도 가 진통이겠거니 하고 와이프를 안심시키면서 잠을 청했다. 그런데 통증이 처음에는 1시간 간격으로 오다가 점점 그 간격이 45분, 30분, 15분으로 계속 줄어드는 게 아닌가. 밤늦게 조산원에 전화를 해보니 우선 샤워를 한 다음에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조산원으로 오라고 했다.
샤워를 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되었고, 점점 심해진다고 해서 새벽 4시쯤 차를 타고 조산원으로 향했다. 조산원에 도착해서 조산원 원장님이 자궁을 봤는데, 이미 자궁이 7cm 정도 열려있다고 했다.(보통 진진통이 와서 조산원이나 병원에 와도 자궁이 많이 열려 있지 않으면 다시 돌려보낸다고 한다.)
조산원 원장님이 이 정도면 바로 낳을 수 있다고 하셔서 출산준비를 했고, 5시가 좀 넘어서 지금의 첫째 딸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어떤 태교가 좋을까?
태교에는 정말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자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좋은 음악을 듣기도 하고, 좋은 그림을 보기도 하고, 좋은 동화책을 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엄마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득 든다. 결국 엄마가 건강하고, 기분이 좋아야 아이에게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미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산모가 아닌 그냥 '엄마'다. 왜? 아이가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뱃속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서다.
아빠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태교는?
솔직히 아빠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아침에 회사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저녁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않다. 그래도 이 없는 시간 중에서도 가능한 한 아이와 엄마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
태담 태교
이미 엄마와는 24시간 태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빠와의 짧은 태담이 태아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태아는 아직까지 양수에 둘러싸여 있는데, 수중에서는 엄마의 고음보다는 아빠의 저음이 더 잘 전달되기 때문에 아빠의 태담도 굉장히 중요하다. 나 또한, 첫째 아이 때도 그랬고, 지금도 아침에 출근할 때면 '아빠 다녀올게요~ 엄마랑 잘 놀고 있어요~'라고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빠 다녀왔어~ 엄마랑 잘 놀았어요? 오늘은 뭘 하면서 놀았어요? 라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특히 태아는 청각이 가장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청각세포에 좋은 자극이 되어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 또한, 태아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스러운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해 주며, 아이의 정서에도 안정이 되며 감수성이 풍부해진다.
동화 태교
태담 태교와 비슷한 맥락으로 엄마가 동화를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도 태아에게 굉장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동화는 태아의 뇌를 자극하여 두뇌기능이 잘 발달하고 청각 발달과 언어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도 내가 시간이 되는 날에는 저녁에 자기 전에 첫째 딸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 그 표정과 행동이 너무 좋아서 계속 읽어주게 된다.
자연을 거닐기
와이프가 첫 째 딸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자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말을 이용해서 근교로 나가서 자연을 자주 접하려고 노력했다. 첫째가 태어나기 3달 전에는 청평에 있는 한 수목원에 가서 1박을 하면서 힐링을 하고 오기도 했다. 태아를 위해서 자연으로 간 것인데, 오히려 우리 부부가 더 힐링을 했다.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거닐면, 공기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태아에게도 좋은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도심에서의 그 쾌쾌한 공기보다 자연 속의 그 상쾌한 공기가 태아에게는 더욱 좋을 수밖에 없다.
둘째 아이도 똑같이 해주려고 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코로나이기 때문에 실내를 벗어난 자연이 훨씬 안전하기도 하다.
운동 태교
임신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움직이는 것이 쉽지가 않다.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게 다녔던 거리인데,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따라서 엄마가 쉽게 걸을 수 있도록 아빠가 옆에서 도와주거나,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아빠와 엄마와 같이 하면 엄마도 운동할 맛이 나고, 운동을 함으로써 기운도 날 것이다. 운동을 통해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지금은 집에서 내가 운동을 하면 첫 째 딸아이도 똑같이 하겠다고 해서 엄마와 아빠만의 운동시간을 만드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도 운동이지만, 주말에 자연으로 놀러 가거나 평일 저녁에 집 주변을 산책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하고 있다.
좋은 음악 듣기
태교 하면 클래식 음악 듣기가 이미 정석으로 되어있을 만큼, 태교에 있어서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와이프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해서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도, 낳고 나서도, 지금 둘째를 가져서도 종종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다. 쓰다 보니 마지막 좋은 음악 듣기는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태교라기보다는 엄마가 할 수 있는 태교인 것 같긴 하지만...! 평상시 아빠가 너무 시끄러운(?) 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임신한 와이프랑 있을 때만이라도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신나는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와이프와 있을 때, 첫째 딸아이와 있을 때는 가급적이면 동요를 듣거나 와이프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앞으로 이렇게 10개월 동안, 아니다. 오늘 와이프가 산부인과에 갔다 왔는데 출산 예정일이 내년 3월 25일이라고 한다. 남은 8개월 동안 열심히 태담 태교도 하고, 동화 태교도 하고, 자연으로 놀러 가기도 하고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와이프랑 아이들이랑 보내야겠다. 정말 아이가 크는 건 한순간인 것 같다. 첫 째 딸아이가 쪼끔 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돌이니 말이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여, 힘을 내자. 우리도 힘들지만, 임신한 와이프는 더 힘들다. 우리가 힘을 내야 와이프도 앞으로의 10개월 잘 지낼 수 있다.
(딸아이에게 '최고~'하면 검지 손가락으로(?) 최고를 해주는데 그 맛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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