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와이프는 첫째 때도 그렇고 둘째를 가진 지금도 변비를 모르고 지나갔다. 지금은 임신 2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첫째 때 변비에 걸리지 않고 지나갔으니, 이번에도 잘 넘어가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평상시에 매 끼니마다 채소와 과일을 듬뿍 섭취하고 있으니 변비에 걸리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싶다.
(와이프도 나와 같이 과일 킬러라서 자두를 먹어도 2~3개는 기본이고, 양상추도 볼에 한가득 담아서 건블루베리나 땅콩 등을 넣고 잘 먹는다.)
그러나 임신성 변비는 임산부의 약 50% 정도가 겪을 정도로 생각보다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고, 아래에서도 소개를 하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식이섬유소의 섭취 부족이 아닐까 싶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야 의식적으로 채소, 과일 등의 샐러드를 섭취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 하루에 과일 한 조각을 먹을까 말까 한다. 과일을 먹는다고 해도 식후에 먹는 과일 한 조각이 전부다.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임신을 하면 왜 변비가 나타날까?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변화
여성호르몬 하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가장 대표적인데, 이 두 가지 호르몬이 분비가 더 되고 덜 되면서 여성의 생리주기가 조절이 된다. 임신이 아니라면 에스트로겐이 높아지고, 뒤이어 프로게스테론이 높아지다가 줄어들겠지만, 임신이 되고 착상이 되면 높아진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된다. 이 프로게스테론이 높은 수치를 유지하는 이유는 10개월 뒤에 태어날 아이의 집인 자궁을 만들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프로게스테론이 자궁을 만드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장의 운동을 둔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둔해진 장은 필연적으로 변비를 유발하게 된다.
자궁 크기의 변화
여러 호르몬의 작용과 함께 임신주수가 지남에 따라 태아가 커지면서 자궁의 크기도 같이 커지는데, 이로 인해 위를 포함한 소장, 대장 등 체내의 다양한 장기들이 압박을 받게 된다. 임산부의 몸의 크기는 변하지 않는데, 자궁의 크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니, 다른 장기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소장 내에서는 음식물이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장에서는 근육이 이완되어 음식물이 장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 결과 대장에 오래 머무르는 동안 수분이 계속해서 흡수되고 딱딱해진 변은 변비로 이어진다.
보충제의 부작용
임신 중기에는 특히나 많은 임산부들이 엽산제뿐만 아니라 철분제를 많이 챙겨 먹는다. 그런데 이 철분제가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몸을 생각해서 섭취하는 철분제가 변비를 유발한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변비로 인해 태아가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간혹 변비로 인해 태아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변비가 생기면 대장에 변이 쌓이게 되고, 그로 인해 대장이 점점 커지면서 자궁에 있는 태아를 압박하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미 자궁에는 태아가 있을만한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변비로 인해서 임산부가 느끼는 소화불량, 다이어트에 대한 불안감 등의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로 인한 영향은 있을 수 있다.
결국, 변비로 인해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끼치지 않지만, 변비로 인해 발생하는 그 외의 부수적인 결과들로 임산부가 힘들어 할 수 있고, 그 감정을 태아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주의는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변비로 인해 변기에 오래 앉아 있게 되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점은 임산부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좋지 않은 현상이다. 변기에 오래 앉아있게 되면 치질이 생길 확률도 높아지고, 여러모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임산부는 변비라고 해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서 힘을 주게 되면 자궁에 좋지 않은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임산부는 변의를 느꼈을 때 바로 가서 볼일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떻게 해야 변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식이섬유소 충분히 섭취하기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식이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식이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자는 이야기는 둘째가 태어나는 그 순간까지 계속해서 이야기할 것 같다. 그만큼 중요하다. 식이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변비를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내 유익균의 먹이를 늘려 유익균 총이 늘어나 면역력도 높아지니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식이섬유소를 섭취하면서 빼먹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충분한 수분 섭취'다. 변비를 예방한답시고 수분은 섭취하지 않고, 식이섬유소만 과량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식이섬유소에는 크게 수용성 식이섬유소와 불용성 식이섬유소가 있는데, 이 중에서 수용성 식이섬유소가 장내에서 수분을 많이 빨아들이기 때문에 식이섬유소만 섭취할 경우, 장내에 수분이 부족해져 변비를 발생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매 끼니마다 식이섬유소를 챙겨 먹는 것과 동시에 하루에 1.5~2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양수가 부족한 임산부라면 하루에 2.5L 정도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와이프도 첫째 아이 때 양수 부족이라는 진단을 받고 하루에 2.5L 정도 충분히 마셔서 회복했던 경험이 있다)
적절한 타이밍에 수분 섭취하기
평상시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과 함께 적절한 타이밍에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적절한 타이밍이란 식전 30분, 식후 2시간 이후에 수분을 섭취하는 것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식간에 수분 섭취를 피하는 것은 식사 중 분비되는 소화효소의 농도를 높게 유지하여 소화가 잘 되게 하기 위함이다. 안 그래도 임신을 하면 입덧이나 자궁의 크기 변화로 소화에 불편함을 느끼기에 밥을 먹을 때만이라도 제대로 섭취하자.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는 수분은 장 운동을 촉진시켜 배변활동을 활발하게 해주므로 반드시 실천해보자. 단, 이때는 너무 차가운 물보다는 실온의 물이 적당하다.
가볍게 걷기
산책하듯 가볍게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몸은 움직여야 장도 원활하게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신주수에 따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좌욕을 잘 활용하기
좌욕은 항문 주변의 근육을 수축하고 이완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절히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좌욕을 하는 방법은 세숫대야 등에 40도 전후의 따뜻한 물을 채우고, 엉덩이를 10~15분 정도 담가주는 것이다. 횟수는 하루 2~3회 정도가 적당하다.
그 외에도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키위, 양배추, 고구마, 자두 등 변비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도 많다. 그러나 이런 것들도 자세히 보면 결국 식이섬유소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다. 특히 자두. 식이섬유소 함유량이 굉장히 높다. '변비=프룬'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품 중 하나다. 즉, 변비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서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처음부터 강조했던 채소, 과일! 이 두 가지만 평상시에 잘만 챙겨 먹어도 변비에 걸릴 일은 없지 않을까? 적어도 나의 경험으로 봐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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